8화
‹정필호를 만난 지 며칠이 지났지만 나는 결국 유리아에게 그날의 대화를 전하지 못했다. 열애설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굳이 더 무거운 이야기를 얹고 싶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녀의 표정이 이미 지칠 만큼 지쳐 보였기 때문이다. 며칠간 그녀는 학교에 나오면서도 자꾸 고개를 숙였고, 급식실에서도 구석 자리를 찾아 빠르게 밥을 넘기고 일어났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도 정필호가 했던 말을 꺼낼 용기가 나지 않아, 그저 곁을 지키는 것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은 소문이 잦아들 틈을 주지 않았다.
그날 4교시가 끝난 쉬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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