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정필호가 다녀간 뒤로 유리아는 눈에 띄게 조급해졌다.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과외 시간마다 문제집을 붙잡고 늘어졌는데, 예전 같으면 삼십 분도 못 앉아 있던 애가 두 시간이 넘도록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펜을 쥔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틀린 문제를 다시 풀 때마다 입술을 꾹 깨무는 버릇도 새로 생겼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예전과 다른 절박함을 느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뭔가를 붙잡으려는 사람의 얼굴이었다.
"오빠, 이거 또 틀렸어요." 그녀가 채점된 문제집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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