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그날 밤, 나는 시종의 옷차림 대신 검은 무명옷으로 갈아입었다.
옷감은 얇고 거칠었다. 소매를 걷어붙이자 팔뚝에 닿는 밤바람이 서늘했다. 태자궁의 화려한 예복과는 전혀 다른 감촉이었다. 오히려 그 낯선 감촉이 지금 이 순간 나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듯했다.
소은이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전하,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
목소리가 떨렸다. 촛불 아래 소은의 얼굴은 유난히 하얗게 보였다.
"잠시 나갔다 올 거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마."
소은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손가락이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는 게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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