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흰 돼지는 뒷다리를 절뚝이며 풀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엔 연기가 아니었다. 다리 한쪽에 붉은 상처가 나 있었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몸이 기우뚱거렸다.
'진짜로 다쳤다.'
한서준은 잠시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바람이 풀잎을 스치는 소리만 귓가에 남았다.
원망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당연했다. 이 짐승 때문에 산곡으로 추락했고, 며칠을 사경을 헤매며 살아남아야 했다. 몸에 남은 멍과 긁힌 상처들이 아직도 뻐근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추락이 없었다면 세가의 뒷마당에서 여전히 발에 채이는 신세였을 것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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