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왕도의 겨울 저녁은 유난히 안개가 짙어, 가로등 불빛조차 뭉개진 채 흐릿한 원으로만 남아 있는 시간이었고, 저택의 정원수마저 형체를 감춘 채 그림자로만 서 있었다. 이런 밤이면 사람들은 문을 걸어 잠그고 화로 곁에서 겨울을 견디는 법을 익혔는데, 왕도의 노인들은 안개가 짙을수록 그해 농사가 풍년이라는 오래된 속설을 믿었고, 그 속설을 믿지 않는 이들조차 이런 밤에는 발걸음을 서두르는 습성이 있었다. 그러나 유하은은 그 안개 속을 쟁반을 든 채 걸으며 벌써 세 번째 같은 길을 오가고 있었다.
별채로 식사를 나르는 일이 새삼스러운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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