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거실 등을 켜놓은 채로, 은재는 아무 말도 더 하지 않았다. 나 역시 입을 열지 않았다. 창밖으로 늦가을 바람이 창틀을 흔드는 소리가 들렸고, 그 사이 어딘가에서 시계 초침이 유난히 크게 째깍거렸다. 형광등 불빛이 은재의 옆얼굴에 옅은 그림자를 만들었고, 나는 그 그림자가 조금씩 짙어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강민재가 아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예전 학교에.
누구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그 사람이 뭐라고 말할까?
생각이 이어질수록 손끝이 차갑게 식어갔다. 이번 생은 절대로 그때처럼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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