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며칠 뒤, 나는 예법 교육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이헌의 방 앞을 지나게 되었다.
원래는 그냥 지나쳐야 했다.
시녀가 주인의 방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것부터가 예법에 어긋나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평소라면 시종이 즉시 닫아두었을 문이 그렇게 어긋나 있다는 것부터가 이상했다.
그리고 안에서 낮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설마.'
내 발이 먼저 멈춰 섰고, 머리는 그제야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주변을 살폈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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