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새벽의 등대는 안개에 잠겨 있었다. 바다 쪽에서 밀려온 회백색 안개가 등대의 허리를 감싸고 있어서, 멀리서 보면 마치 등대가 스스로 숨을 내뿉어 자신을 가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서율은 유하진과 함께 나선형 계단을 오르며, 축축한 돌벽에서 스며드는 냉기를 손끝으로 느꼈다. 돌벽은 오랜 세월 소금기 어린 바람을 맞아 표면이 미세하게 부풀어 있었고, 그 위로 손을 짚을 때마다 차가운 물기가 손바닥에 배어들었다. 발밑에서 삐걱대는 낡은 나무 계단 소리가 마치 등대 자체가 숨을 고르는 소리처럼 들렸는데, 계단을 오를수록 그 소리는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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