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아버지, 혼사 무르겠습니다

8화

밤이 깊어지고 저택은 고요했다.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이 이따금 바람에 흔들려 낮은 소리를 냈다. 그 소리마저 없었다면 완전한 정적이었을 것이다. 이도윤은 서재의 촛불을 두 개 더 밝혔다. 불빛이 방 안 구석구석까지 닿아 벽에 걸린 옛 서화들의 윤곽이 또렷해졌다. 오늘은 특별히 오래 필사를 이어갈 생각이었다. 책상 위에는 낡은 서첩과 새 종이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서첩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색이 바래 있었고, 필체 또한 누구의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그 필체를 따라 그리기 시작한 뒤로 이상한 일들이 벌어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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