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사랑은 언제나 침묵보다 늦게 도착한다.]
그날 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녀를 그대로 재웠다. 이불을 목까지 끌어 올려주고, 스탠드 불빛을 낮추고, 방문을 닫기 전까지 나는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았는데, 그녀의 얕은 숨소리가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걸 확인하고서야 겨우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다음 날 아침, 그녀가 깨기 전에 나는 조용히 부엌으로 나와 냉장고 문을 열고 물병을 꺼냈다. 유리잔에 물을 따르는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는데, 잔에 부딪히는 물소리마저 유난히 크게 들려서 나는 숨을 죽인 채 잔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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