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정신을 차렸을 때는 던전 공동 바닥에 그대로 누워 있었다. 등짝에 닿는 바닥은 축축하고 차가웠고, 콧속으로 스며드는 냄새는 흙과 쇠 비린내가 반쯤 섞인 것이었다. 몸을 일으키려다 코끝에서 굳은 피 냉기가 느껴졌다. 손등으로 닦아보니 검붉게 말라붙은 흔적이 손등에 그대로 옮겨 묻어 나왔다.
이 정도면 죽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살아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낯설었다.
'일어났느냐.'
작은따옴표로 표시할 수밖에 없는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었다. 안쪽, 정확히는 가슴께 어딘가에서부터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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