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정하준의 시선이 좀처럼 거두어지지 않는 그 순간, 연회장 한쪽 계단에서 조용히 내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두 사람의 대화 사이에 끼어들었다. 낮고 무게 있는 발소리였는데, 마치 대리석 바닥을 짓누르며 걷는 듯한 그 걸음은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순식간에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다. 그 소리만으로도 주변 귀족들이 일제히 허리를 낮추며 예를 갖추기 시작했으며, 채영은 그 파동이 물결처럼 연회장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그 인물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왕궁 시종장이었다. 오래된 가죽 서류함을 옆구리에 낀 채, 그는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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