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선우태호가 인파를 가르며 다가오는 걸음은 물뱀이 수면을 미끄러지듯 소리 없이 이어졌는데, 사람들은 그가 지나갈 때마다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물리며 길을 터 주었고, 그 뒤로 남은 정적은 마치 얼음이 깔린 복도처럼 서늘하게 이어졌다. 연회장을 채우던 현악의 선율마저 그 걸음 앞에서는 힘을 잃은 듯 가늘어졌으며, 촛불의 황금빛이 흔들리는 그림자를 벽면에 길게 늘어뜨렸다. 도윤은 그 걸음의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는 것을 눈으로 좇으면서도 표정을 흐트러뜨리지 않았고, 옆에 선 서은의 손끝이 부채 자락을 움켜쥐며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알아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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