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궁에 들어온 지 삼 년, 그리고 선재와 함께 지낸 지 보름째가 되던 날 아침에도 나는 여전히 침소에서 눈을 뜨자마자 오늘 할 일을 헤아리는 버릇을 버리지 못했는데, 전생에 다니던 회사에서 배운 습관이 이세계 왕궁까지 따라온 걸 보면 사람 팔자는 어디서든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다. 이불 속에서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며 오늘의 일정을 헤아리는 이 짧은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평화로운 시간이라는 게 우습기도 했다. '오늘은 태자 전하 조식 시중, 오후엔 예복 가봉, 저녁엔 콩이팥이밤이랑 말놀이.' 마지막 일정을 떠올리는 순간 입꼬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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