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상견례가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솔직히 조금 김이 빠졌다.
'하루 전날 취소라니, 예의가 없는 건지 사정이 있는 건지.'
시녀가 조심스레 전해준 서신을 두 번, 세 번 읽었다. 글씨는 단정했고 사과의 말도 격식에 맞았다. 그런데도 뭔가 허무했다. 준비랍시고 며칠 동안 드레스 색깔이며 머리 장식까지 고민했는데, 그게 다 헛수고가 된 셈이니까.
'뭐, 어차피 별로 기대도 안 했지만.'
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도, 손끝으로 서신 모서리를 톡톡 두드리는 걸 멈추지 못했다. 그때 다른 소식이 들려왔다.
국왕이 변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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