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왕실에서 온 사람은 다름 아닌 왕비의 시종이었다. 그는 예를 갖춰 인사를 올린 뒤, 두루마리 하나를 조심스레 내려놓았는데, 그 종이 위에 찍힌 인장을 보는 순간 이설화의 가슴은 이미 얼음처럼 굳어가고 있었다. 시종의 목소리는 낮고 건조했으며, 마치 남의 집 불구경을 전하듯 사무적이었다.
"다음 달 초, 왕실에서 정식으로 혼약 파기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 한 문장이 방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갈아치웠다. 한소이 사건이 표면적인 명분으로 거론되고 있었으나, 이설화는 그 말의 뒷면을 읽어낼 수 있었다. 강윤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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