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이헌은 그 자리에서 오래 서 있었다. 뭔가 할 말이 있는데 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손끝이 옷자락을 만지작거리다가, 다시 허리 뒤로 갔다가, 또 앞으로 왔다. 삼 년을 봐온 사람이라 그 버릇을 안다. 저 사람이 초조할 때 하는 짓이다.
"부인. 잠깐 얘기를 나눌 수 있겠소."
정하준이 나를 봤다.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겠냐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가 계세요."
"필요하면 부르십시오."
정하준이 자리를 비켜준 뒤, 회랑에는 이헌과 나만 남았다. 삼 개월 전 그 연회장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공기였다. 그때는 삼백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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