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발소리가 멈춘 순간, 나는 최악의 상황을 각오했다. 경비병에게 걸리면 무단 침입에 문서 훼손까지 더해질 판이었다. 이미 반역 죄인 취급을 받는 마당에 뭘 더 얹어봐야 손해뿐이었다.
'망했다.'
숨을 죽이고 서가 뒤에 몸을 붙였다. 낡은 목재 냄새와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등불 그림자가 서가 사이로 길게 늘어졌다가, 점점 가까워졌다.
하지만 등불을 든 사람은 경비병이 아니었다.
"…여기서 뭐 하십니까."
낮고 무심한 목소리. 이시우였다.
'하필.'
수많은 사람 중에 하필 이 남자였다. 왕태자 이시우. 냉정하고 계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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