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관도 옆 허름한 주막이었다.
낡은 깃발이 바람에 흔들렸다.
"나리들, 목이나 축이고 가시오."
노파의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다정했다. 등이 굽고 손등에 검버섯이 핀, 그저 평범한 시골 노파의 모습이었다.
곽철산이 손을 저으며 물러가라 일렀다. 그의 눈은 이미 노파의 발걸음을 훑고 있었다.
이상하게 가벼운 걸음.
늙은 몸에는 어울리지 않는 균형이었다.
그러나 노파는 웃으며 다가왔다.
장원 쪽으로.
"자네도 한잔 하려나."
노파의 손이 장원의 손목을 스치듯 잡았다.
그 순간, 장원의 시야가 새하얗게 점멸했다.
[경고: 이물(異物) 기운 침투 시도]
손목을 타고 무언가 차가운 것이 파고들었다. 뼛속까지 얼어붙는 감각이었다. 팔뚝을 타고 어깨까지, 심장을 향해 곧게 뻗어오는 냉기였다.
장원의 숨이 턱, 막혔다.
발끝이 얼어붙는 듯했다.
캉.
곽철산의 검이 노파와 장원 사이를 갈랐다.
불꽃이 튀었다. 노파의 손이 검광에 밀려 뒤로 물러났다.
노파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웃음이 사라졌다.
주름진 얼굴 위로 서늘한 눈빛이 스쳤다. 그것은 더 이상 시골 노파의 눈이 아니었다.
"호오. 대호법이 눈치를 챘구려."
노파의 목소리가 낮게 변했다. 늙은 여인의 것이 아니었다.
굵고 탁한, 남자의 것도 여자의 것도 아닌 목소리였다.
곽철산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는 짧게 숨을 몰아쉬었다.
주막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바람도 멈춘 듯했다.
"장원아, 물러서라."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었다.
장원은 발이 땅에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손목의 냉기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곽철산의 두 손이 기이한 수결을 그리기 시작했다. 손끝에서 시작된 백색 광채가 온몸을 휘감았다. 백발이 순식간에 하얗게 타올랐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빛을 뿜었다.
"파혼절명수(破魂絕命手)."
곽철산이 스스로의 생명력을 태워 넣는 필사의 초식이었다. 목숨을 담보로 펼치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절기였다.
노파의 눈이 가늘어졌다.
"흐흐, 목숨을 걸겠다는 것인가."
"이건 나 혼자 감당한다."
곽철산의 음성이 갈라졌다. 그의 등이 미세하게 떨렸다.
장원의 눈앞에서, 노인의 몸이 붉은 섬광에 휩싸였다.
빛은 점점 커져 주막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
그리고 그 붉은 빛 속에서, 노파의 형체가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다른 것이, 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