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그날 이후로 나는 도망치지 않았다. 도망칠 곳이 없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무한 허공(無限虛空)에서는 세계수(世界樹)에게 쫓겼고, 여기서는 저들에게 쫓겼다. 이럴 거면 대체 어디로 가란 말이냐. '씨발, 어디든 좀 조용히 살게 냅두면 안 되냐.' 나는 산자락을 벗어나 계곡을 타고 흘러내려가며 마주치는 이들을 하나씩 상대했다. 정확히는, 마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소문이 이미 퍼져 있었다. 산신령(山神靈)이 나타났다는 둥, 검을 씹어 삼키는 마물이 나타났다는 둥, 심지어는 하늘에서 떨어진 재앙이라는 소리까지 돌고 있었다.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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