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강혜영이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 움직임이 느렸는데도, 방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팽팽하게 조여들었다. 크리스털 잔에 남은 와인이 미세하게 흔들렸고, 테이블 위 하얀 냅킨 하나가 그녀의 소매에 스치며 사르르 미끄러져 내렸다.
"다들 잠시." 그녀가 투자자 가족을 향해 짧게 웃어 보였다. 그 웃음은 입꼬리만 올라갔을 뿐, 눈매는 조금도 풀리지 않았다. "실례 좀 하겠습니다."
그녀는 도윤의 팔을 잡아끌었다. 손가락 끝에서 전해지는 힘이 생각보다 세서, 도윤은 순간 휘청였다. 별관 옆 작은 응접실로 향하는 복도, 발소리가 대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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