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이강호가 마침내 방을 나선 것은, 필터 교체 사건으로부터 나흘이 지난 늦은 밤이었다. 태블릿 중독을 끊어보겠다며 스스로 전원을 꺼두고 사흘을 버텼다고 했지만, 그 사흘 동안 그가 겪은 것은 결코 단순한 자기 극복의 과정이 아니었다. 손끝이 쉴 새 없이 허공을 더듬는 금단의 흔적이 역력했고, 밤마다 식은땀에 젖어 깨어나서는 텅 빈 화면을 노려보다가 다시 이불을 뒤집어쓰기를 반복했으며, 그렇게 며칠을 앓고 나서야 겨우 지팡이를 짚고 일어설 힘을 냈다. 그는 절뚝이며 복도를 걸었는데, 발끝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아 벽을 짚어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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