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새벽의 저택은 안개가 대리석 담장을 타고 흘러내리는 시간에 가장 조용해지는데, 그 정적이 깨지는 것은 늘 주방에서부터였다. 창밖으로 번지는 회색빛이 아직 태양의 온기를 품지 못한 채 유리창에 얼어붙어 있었고, 그 냉기가 복도를 따라 스며들어 이종의 발끝까지 닿았다. 이종은 어젯밤의 여파로 온몸이 뻐근했으나 자리에서 일어나 조리복을 걸치는 손끝만은 흔들리지 않았고, 낯선 여성의 몸에 익숙해진 지 며칠 되지 않았음에도 이 손이 칼을 쥐면 여전히 서울의 주방과 같은 무게로 안정된다는 사실이 묘하게 마음을 다잡게 했다. 손목을 몇 번 꺾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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