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그날 밤, 서은은 야간 체육관으로 가지 않았다. 대신 집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휴대폰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았는데, 도윤에게 보낸 메시지 창은 텅 비어 있었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어디서부터 물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가로등 불빛이 벤치 등받이 위로 노랗게 번져 있었고, 그 아래 서은의 손끝은 몇 번이나 화면 위를 서성이다가 다시 주머니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재현의 그 웃음이 자꾸 떠올랐다. 벤치 쪽을 향한,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듯한 입꼬리의 각도. 그 각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서은은 짐작할 수 없었고, 짐작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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