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성문 앞에 선 그림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검은 안개 사이로 낮게 깔린 빛이 흔들렸다. 이현우는 걸음을 멈췄다. 오태산도 그 옆에서 발을 멈췄다. 부러진 검의 반쪼가리가 그의 손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안개가 옆으로 밀렸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림자의 윤곽이 잠시 더 선명해졌다.
이현우는 숨을 죽였다. 습격을 당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다시 무언가와 마주할 여력이 남아 있는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발은 이미 땅을 딛고 서 있었다. 물러설 곳은 없었다.
그림자는 천천히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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