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거대한 형체가 통로의 어둠을 뚫고 걸어 나오는 순간, 나는 그것의 실루엣만으로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걸 느꼈다. 윤곽선이 흐릿하게 일렁이는 것은 지금까지 마주친 균열체와 동일했지만, 크기는 최소 두 배 이상이었고 관절 없는 팔다리가 여섯 개나 되었으며, 몸통 중앙에서 붉은 결정이 심장처럼 박동하고 있었다. 그 결정이 뛸 때마다 주변 공기가 미세하게 진동하는 게 느껴졌는데, 마치 거대한 심장 소리가 벽을 타고 전해지는 것 같았다. '이거 완전히 보스급인데.' 나는 속으로 헛웃음을 흘리면서도 검을 고쳐 쥐었는데, 손끝의 떨림이 검신을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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