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정민혁이라는 남자를 따라 나선 건 순전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거절하면 신원이 공개될 게 뻔했고, 응하면 다시 그 칠흑의 하층으로 발을 들여야 했다. 두 개의 최악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상황이 이렇게 빨리 두 번째로 찾아오다니, 이건 시나리오 작가가 나를 너무 미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애초에 첫 번째 최악을 겪고 나서 뭔가 배웠어야 했는데, 학습 능력이 이렇게 없어서야 어디 인생 이 회차라도 제대로 살아지겠나 싶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정민혁은 조수석에 앉아 태블릿을 들여다보고 있었고, 나와 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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