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 ›협회 상황실은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모니터마다 붉은 경고창이 떠 있었고, 직원들은 전화통을 붙잡고 소리치고 있었다. 누군가는 상급자에게 보고를 올렸고, 누군가는 다른 부서와 연락을 취하려 애썼다. 상황실 특유의 정적은 이미 깨진 지 오래였다.
"고립된 스트리머가 누구지." 대수가 다급히 물었다.
"'은채 채널' 서은채입니다. D랭크지만 구독자가 워낙 많아서... 지금 실시간으로 백만 명이 보고 있어요." 직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숫자는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구조 실패가 곧 생중계로 퍼질 참사라는 뜻이었다.
태민은 그 옆에 서서 화면을 응시했다. 흔들리는 화면 속에서 젊은 여자가 통로에 몰려 있었다. 등 뒤로는 붕괴된 벽면의 잔해가 어지럽게 쌓여 있었고, 그녀의 손에 들린 카메라는 여전히 흔들림 없이 자신을 향하고 있었다. 살고자 하는 의지보다 방송을 놓지 않으려는 습관이 더 강해 보였다.
"살려주세요, 누구든..." 그녀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갈라져 나왔다. 뒤로는 거대한 형체가 벽을 부수며 다가오고 있었다.
콰드득-
돌가루가 화면 가득 튀었다. 채팅창은 이미 통제 불능이었다. 살려달라는 댓글과, 이게 방송 사고냐고 묻는 댓글이 뒤섞여 올라가고 있었다.
"저건." 태민의 눈이 가늘어졌다. '변이체다. 원래 그 층에 있을 리 없는 놈이야.'
몸통의 비율이 이상했다. 팔은 지나치게 길었고, 등에는 원래 없어야 할 돌기가 솟아 있었다. 하급 던전에서 나올 개체가 아니었다. 어딘가에서 흘러온 것이거나, 아니면 오랫동안 방치되어 변질된 것이었다. 어느 쪽이든 D랭크 스트리머가 감당할 상대는 아니었다.
"구조대는." 대수가 소리쳤다.
"준비 중입니다만 도착까지 최소 이십 분!" 직원이 절규하듯 답했다.
이십 분이면, 화면 속 여자는 살아있지 못할 시간이었다. 태민은 그것을 즉시 알아챘다. 저 형체의 속도, 통로의 폭, 여자가 물러설 수 있는 거리. 셈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삼십 년 전에도 그런 계산은 숨 쉬듯 하던 것이었다.
"위치를 알려달라." 태민이 대수를 향해 말했다.
"뭐?" 대수가 그를 돌아보았다.
"내가 들어간다. 아직 그 길을 기억하고 있다." 태민의 목소리엔 흔들림이 없었다.
"미쳤냐, 삼십 년 전 지도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게다가 지금 너는 등록조차..." 대수의 말이 빨라졌다. 얼굴에는 이미 반쯤 포기한 기색이 섞여 있었다. 말리려는 시도가 통하지 않을 걸 알면서도 하는 말이었다.
"등록 서류보다 사람 목숨이 먼저다." 태민이 말을 끊었다.
짧은 정적이 흘렀다. 상황실 안의 다른 직원들은 대화를 듣지 못한 채 각자의 화면에 매달려 있었다. 대수만이 태민의 얼굴을 살폈다. 삼십 년의 시간이 그 얼굴에서 무엇을 지웠고 무엇을 남겼는지, 그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지금 눈앞의 저 표정이, 예전에 몇 번 본 적 있는 표정과 같다는 것만은 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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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는 결국 그를 말리지 못했다. 임시 출입증을 던지듯 쥐여주며, 그는 짧게 외쳤다.
"입구까지는 데려다준다. 안에서는 네가 알아서 해야 해."
차는 신호를 무시하며 달렸다. 대수의 손은 운전대를 꽉 쥐고 있었고, 그의 눈은 몇 번이나 백미러 대신 조수석의 태민을 향했다. 묻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지금은 물을 시간이 아니었다.
던전 입구는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관광객을 위한 안전 게이트가 세워져 있었고, 벽에는 형형색색의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기념품 가게로 보이는 작은 매점도 있었다. 삼십 년 전, 이곳은 목숨을 걸고 드나드는 자들만 서 있던 자리였다.
'변한 건 세상이지, 안이 아니다.' 태민은 그렇게 되뇌며 게이트를 넘었다.
안내 직원이 무언가 말을 걸려 했지만, 대수가 신분증을 내밀며 그를 밀어냈다. "협회 소속 응급 대응입니다. 통과시켜 주십시오." 직원의 얼굴에 의문이 스쳤지만, 협회 마크를 확인하고는 순순히 물러섰다.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습기와 마력이 뒤섞인, 삼십 년 전 그대로의 공기였다. 그 냄새를 맡는 순간, 몸의 감각이 저절로 조정되는 것을 느꼈다. 걸음의 폭, 호흡의 깊이, 시선이 머무는 각도까지도.
'천천히 걸어도 늦지 않는 길과, 뛰어야만 살 수 있는 길은 다르게 생겼다.' 도규가 예전에 그렇게 말했었다. 통로의 굽은 정도, 바닥의 습기, 벽에 낀 이끼의 색깔로도 그 던전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태민은 그 가르침을 몸으로 익혔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는 그것이 생존의 기술이었고, 지금은 그것이 유일하게 남은 무기였다.
통로를 달리며 그는 도규가 알려주었던 지형의 흔적을 하나씩 짚어갔다. 무너진 부분도 있었지만, 뼈대는 그대로였다. 오른쪽으로 꺾이는 갈림길, 천장이 낮아지는 구간, 바닥이 움푹 꺼진 지점. 삼십 년의 시간은 그것들을 낡게 만들었을 뿐, 지워버리지는 못했다.
숨이 가빠왔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태민은 새삼 느꼈다. 하지만 걸음을 늦추지는 않았다. '몸이 늙는 것과, 판단이 늙는 것은 다른 일이다.' 그것 또한 도규의 말이었다. 지금 이 순간, 그 말이 유독 선명하게 떠올랐다.
마침내 붉은 경고등이 켜진 구역에 다다랐을 때, 그는 벽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콰앙-
먼지 사이로, 거대한 형체가 젊은 여자를 향해 팔을 뻗고 있었다. 여자는 이미 등이 벽에 닿아 있었다. 더 물러설 곳이 없었다. 카메라만이 여전히 그녀의 손에서 흔들리며 이 모든 것을 담고 있었다.
"안 돼!" 여자의 비명이 통로를 울렸다.
태민은 주저 없이 몸을 던졌다. 계산할 시간은 이미 지나 있었다. 몸이 먼저 움직였고, 판단은 그 뒤를 따랐다. 허리춤의 손잡이를 뽑아 쥐며, 그는 순수한 마력을 검날 대신 흘려보냈다.
쉭-
검신 없는 손잡이 끝에서, 예리하게 벼려진 마력의 선이 뻗어 나갔다. 삼십 년 전에도 이 무기를 이렇게 다뤘었다. 검날이 없어야 오히려 더 예리해지는, 그런 종류의 무기였다.
그것이 거대한 팔을 갈랐다. 몬스터의 비명이 통로를 뒤흔들었다. 잘려나간 팔의 단면에서 검은 액체가 튀어올랐고, 그것이 바닥에 떨어지며 매캐한 냄새를 풍겼다.
여자가 놀란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카메라 렌즈가 그의 등을 정확히 비추고 있었다. 채팅창은 이미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있을 것이었다. 누구냐, 무슨 랭크냐, 저 무기는 뭐냐. 하지만 그런 것들은 지금 태민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물러설 곳이 없다.' 태민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자세를 낮췄다. 몬스터는 팔을 잃고도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남은 팔이 꺾이며 그를 향해 뻗어왔고, 등의 돌기들이 곤두서듯 일어났다. 상처 입은 짐승일수록 더 위험하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