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정원을 메우고 있던 웅성거림이 실이 끊어지듯 한순간에 잘려 나갔다. 방금까지도 부채를 흔들며 서로의 안부를 묻던 여인들의 입술이 그대로 멈추었고, 술잔을 든 채 웃음을 짓던 대신들의 얼굴에서도 웃음기가 스러졌다. 등불 아래로 걸어 나온 것은 키가 크고 등이 곧은 노년의 여인이었는데, 검은 융으로 지은 겉옷의 옷깃에 금실로 봉황이 수놓아져 있어 그 신분을 짐작케 했다. 걸음걸이는 느렸으나 흔들림이 없었으며, 마치 오래도록 물속을 미끄러져 다닌 뱀이 마침내 뭍으로 올라오는 것처럼 정적을 밀어내며 다가왔다.
이현의 얼굴에서 핏기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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