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사흘 중 첫날, 서윤은 자신의 처소 문을 걸어 잠그고 밤을 새워 그날의 기억을 되짚었다. 촛불이 사그라들 때마다 새로 초를 갈아 끼웠고, 벼루에 먹을 갈아 그날의 일정을 하나하나 종이에 적어 내려갔다. 개혁안 초안을 정리하던 밤이 언제였는지, 그날 자신이 누구와 마주쳤는지, 누구에게 어떤 말을 건넸는지, 손끝이 뻐근해질 때까지 써 내려갔으나 뚜렷하게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종이 위에 남은 것은 텅 빈 시각의 흔적뿐이었고, 오히려 그 공백이 그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내가 정말 결백하다는 걸, 나조차 증명할 수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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