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얌전한 변태 궁녀

9화

그릇의 위치가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이렇게까지 등골이 서늘해질 일인가 싶었지만, 이 년간 이 궁에서 숨죽이며 보낸 시간이 나에게 그 이상의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저 자리는 원래 유자 다식이 놓여야 할 자리였고, 지금은 대추 정과가 그 위치에 슬쩍 밀려 들어와 있었다. 누군가 순서를 바꿔놓았다는 뜻이었다. 연회가 시작되기 전, 나는 늘 그렇듯 상을 세 번 훑는다. 첫 번째는 색을 보고, 두 번째는 배열을 보고, 세 번째는 냄새를 본다. 이건 누가 가르쳐준 게 아니라 그냥 몸에 새겨진 습관이었다. 궁녀 노릇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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