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폐하, 그 약속 기록에 있습니다

9화

대전으로 향하는 길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회랑을 걸을 때마다 치맛자락이 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다. 궁녀들이 지나갈 때마다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지만, 그 눈빛에는 예전과 다른 것이 섞여 있었다. 호기심. 혹은 동정. 닷새 전까지만 해도 없던 시선이었다. '다들 알고 있다.' '내가 지금 위태롭다는 걸.' 서재 앞에 다다르자 내관이 문을 열었다. 안은 조용했다. 향 냄새가 은은하게 감돌았고,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서책 더미 위에 얇게 내려앉아 있었다. 이헌은 서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상석이 아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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