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시험장은 넓은 강당이었다.
천장이 높아 목소리가 울렸다. 창문마다 창호지가 발라져 있어 빛이 뿌옇게 스며들었다. 그 빛 아래로 수백 개의 책상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책상마다 벼루와 붓,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가 놓여 있었다.
나는 지정된 자리를 찾아 걸었다.
발밑에서 마루가 낮게 울렸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주변 응시생들의 시선이 스치듯 지나갔다. 어린 얼굴, 나이 든 얼굴, 이미 몇 번의 낙방을 겪은 듯 지친 얼굴들이 뒤섞여 있었다.
지정된 자리에 앉았다.
책상은 차가웠다. 손바닥으로 표면을 한 번 쓸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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