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혈영검왕은 결국 은자 몇 냥과 함께 하산했다. 곡간 사정을 감안한 서다연의 요구였다.
은자를 손에 쥐여주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패배의 무게보다 은자의 무게가 더 견디기 힘든 모양이었다.
"패자에게 통행세를 받는 건 옳지 않습니다."
내가 말했다.
"그럼 겨울에 굶어 죽는 건 옳습니까."
"..."
서다연의 말문막힘 상대는 늘 나였는데, 이번엔 내가 당한 셈이었다. 그녀는 내가 대답을 못 하자 옳다구나 싶은 얼굴로 은자를 곡간 장부에 적어 넣었다. 붓끝이 종이를 긁는 소리가 유난히 경쾌하게 들렸다.
그날 이후로도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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