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상담실 문을 열었을 때, 늦가을 오후의 햇살이 창을 통해 비스듬히 들어와 책상 위에 길게 그늘을 그리고 있었고, 한서연 선생님은 그 그늘 속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는데, 그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종이를 넘기는 손가락이 한 박자씩 늦게 움직였고, 그마저도 몇 번이나 같은 장을 다시 넘기고 있었다.
"왔어." 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 낮고 서늘한 음성이었지만, 나는 이제 그 서늘함 아래 숨겨진 불안을 읽어낼 수 있었다. 처음 상담실을 드나들던 때에는 몰랐던 것들이었다. 그녀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담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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