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성녀님, 제가 지키겠습니다

8화

낯선 노인은 몇 초쯤 우리 집 담벼락을 바라보다가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사라졌다. 나는 그 뒷모습을 눈으로 쫓으며 숨을 죽였는데, 걸음걸이가 노인의 것치고는 지나치게 가벼워서 등골이 서늘해졌다. 무릎이 다 닳은 노인이라면 저렇게 걸을 수 없다. 저건 걸음을 훈련받은 사람의 걸음이다. 이런 게 위화감이라는 감정인가. 나는 속으로 몇 번이나 그 걸음걸이를 되짚어봤지만 볼수록 이상했다. 등이 곧고, 발끝이 먼저 땅에 닿고, 시선은 정면을 향한 채 흔들리지 않는다. 저건 늙은 몸이 아니라 늙은 척하는 몸이다. 조부도 나와 같은 걸 느 ...(5화까지 무료, 회원가입 후 이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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