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하은은 조금 전 웃고 떠들며 떠났던 그 표정 그대로,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걸어오고 있었다. 걸음마다 여유가 묻어 있었고, 손끝으로 머리카락을 매만지는 동작조차 느긋했다. 그 여유로운 걸음걸이를 보는 순간, 뭔가가 목 안쪽에서 뜨겁게 치솟았다.
이상했다. 방금까지도 나는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소민의 숨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하은의 세계에서는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간극이, 그 태연함이 나를 더 화나게 했다.
"너 뭐 하는 거야."
내 목소리가 낮게 갈라졌다. 하은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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