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여섯 달이 지났다.
왕궁 학문 대회 예선을 통과했을 때도, 본선 명단에 이름이 올랐을 때도 나는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느껴야 하는데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계산만 했다.
대회 당일, 시험장에 놓인 문제지를 펼쳤을 때 손끝이 먼저 움직였다.
법률 조항을 묻는 문제.
한익서가 삼 개월 내내 밤을 새워 가르친 것들이었다.
그다음은 상업세와 화폐 유통에 관한 문제.
전생에서 주식판을 굴리며 몸으로 익힌 논리가 이 세계의 낡은 상업 구조 위에 그대로 겹쳐졌다.
심사관들의 얼굴이 하나씩 굳어가는 게 보였다.
놀람.
의심.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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