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다음 날 아침, 나는 은신처를 나서기 전에 소녀에게 몇 번이고 당부했다.
"문 절대 열지 마." 나는 손가락으로 부서진 철문을 가리켰다.
"철문 부서졌는데 문을 열지 말라니, 그게 말이 되나." 소녀가 투덜거렸다.
'그건 나도 알아.'
'그래도 형식이라도 지켜야지.'
세상에 완벽한 방어선이 어디 있나.
마음이라도 든든해야 버티는 거다.
"소리 나면 무조건 안쪽 벽 쪽으로 붙어 있어." 나는 재차 강조했다.
"알았다, 알았다." 소녀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 표정이 딱, 방학 숙제 검사받는 초등학생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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