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갑주 조각을 손에 든 채 나는 폐허 안쪽으로 더 들어갔다.
발밑에서 잔해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바스락, 사각.
무너진 벽 사이사이로 그날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검붉게 그을린 자국, 부서진 방패, 녹슨 창끝.
모든 것이 그날 이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놓여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재 냄새 같은 것이 옅게 코끝을 스쳤다.
(아직도 이 냄새가 남아 있다니.)
나는 갑주를 조심스럽게 내려놓고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폐허는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발소리 하나에도 사방이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몇 번이나 걸음을 멈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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