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진 어사(陳御史)라 자신을 소개한 관리가 대청에 들어섰을 때, 청연문의 공기는 이미 한 겹 무거워져 있었다.
나이는 마흔을 넘긴 듯했으나,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보다 권위의 흔적이 더 짙게 배어 있었다. 관복의 소맷단은 반듯하게 다려져 있었고, 허리에 두른 각대(角帶)에는 예부(禮部)의 문양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수행원 둘은 눈을 내리깔고 있었으나, 몸의 자세만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하나는 서른 안팎의 문사로, 손에 죽간을 받쳐 든 채 진 어사의 반보 뒤에서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다른 하나는 허리에 짧은 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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