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1교시부터 몸이 이상했다.
칠판 글씨가 두 겹으로 보였다가 다시 한 겹으로 겹쳐지는 그 잠깐의 순간이 자꾸 반복됐다. 국어 선생님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오는 것처럼 먹먹하게 들렸다. 옆자리 짝꿍이 필기 좀 보자고 팔을 툭 쳤는데 그 감각조차 늦게 도착하는 느낌이었다.
코피는 다행히 멈췄다. 아침에 세수하다가 갑자기 터진 코피였는데, 화장지로 십 분 정도 누르고 있으니까 겨우 잡혔다. 근데 코피가 멈춘 대신 두통이 자리를 잡았다. 뒤통수 쪽이 뜨끈하게 조여오는 느낌. 누가 그 부위만 골라서 고무줄로 꽉 묶어놓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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