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화면에 뜬 번호는 저장되지 않은 열한 자리 숫자였다. 나는 그 숫자를 몇 번이나 눈으로 훑었다. 010으로 시작하는 흔한 번호였는데도, 마치 낯선 사람이 창문 밖에서 노려보고 있는 것처럼 소름이 돋았다. 손가락은 통화 버튼 위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이 머릿속에서 뱅뱅 돌았다.
벨소리는 계속 울렸다. 골목이 워낙 좁고 조용해서, 그 소리가 마치 스피커를 최대로 튼 것처럼 사방에 부딪혀 되돌아오는 느낌이었다. 누가 이 소리를 듣고 쳐다볼까 봐, 나는 결국 손끝에 힘을 주어 통화 버튼을 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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