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심장 없는 초월자

1화

심장이 멈췄다. 그 순간을 기억한다. 브레이크가 밀리는 소리. 유리가 깨지는 소리. 그리고 아무 소리도 없었다. 나는 강도현이다. 스물여섯. 능소학궁 입시를 앞둔 평범한 지원자였다. 아버지 강태호는 그 시험을 위해 몇 달째 잠을 줄였고, 여동생 강서연은 매일 밤 내 방문 앞에서 인사를 하고 갔다. 그날 아침도 그랬다. "오빠, 늦지 마." 서연의 목소리가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었다. 나는 대답 대신 웃었다. 그게 다였다. 그러나 나는 도로 한복판에서 죽었다. 몸이 떠올랐다. 아니, 몸이 아니었다. 무게가 없었다. 빛도 없었다. 발밑이 없는데 떨어지는 감각만 있었다. 떨어졌다. 계속 떨어졌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쯤에는 떨어진다는 감각조차 사라졌다. 위아래가 없었다. 앞뒤도 없었다. 오직 감각 하나만 남아 계속 나를 끌고 내려갔다.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 곳이었다. 하루가 지난 것 같기도 했고, 백 년이 지난 것 같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나는 살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무언가가 여전히 뛰고 있었다. 가슴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낯선 고동이었다. 눈을 떴을 때, 사방은 회색이었다. 형체 없는 것들이 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목소리 같은 것들이 웅웅거렸다.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나는 손을 들어보려 했다. 손이 없었다. 발도 없었다. 얼굴도 없었다. 나라는 것을 증명할 껍데기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무언가는 남아 있었다. 심장이 뛰지 않는데도, 나는 여전히 나였다. 강도현이라는 이름이, 강태호와 강서연의 얼굴이, 그날 아침의 냄새까지도 그대로였다. 그 회색 속에서, 무언가가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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