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한재우의 작업실은 갤러리 뒤편의 작은 건물에 있었다. 지안이 그곳으로 옮겨온 지 나흘째, 방 안에는 여전히 미완성인 다른 캔버스들이 벽을 따라 세워져 있었고, 그 사이로 오래된 물감 냄새가 낮게 배어 있었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오후의 빛이 캔버스의 마른 표면 위에서 얕게 부서졌고, 그 빛 아래서 물감의 균열들이 마치 오래된 지도의 강줄기처럼 드러나 있었다. 지안은 매일 그 균열들을 손끝으로 따라가며, 이 방 안의 모든 것이 완성되지 못한 채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한재우는 매일 저녁 지안에게 차를 건네며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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