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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정신이 든 것은 어둠 속이었다. 눈앞이 흔들렸다. 시야가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도현은 자신이 어딘가에 묶여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깨가 아팠다. 누군가의 등에 업혀 있었다. 땀 냄새와 피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찔렀다. "도련님, 도련님 정신 차리십시오!"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조태술이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도현이 겨우 물었다. 목이 갈라져 나오는 소리였다.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기억이 뭉텅뭉텅 잘려나가 있었다. "묻지 마시고 일단 다리에 힘을 주십시오. 뒤에 뭐가 붙었습니다." 조태술의 목소리가 떨렸다. 도현을 내려놓는 손길이 다급했다.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다리가 후들거렸다. 뒤를 돌아본 순간, 도현은 숨이 턱 막혔다.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었다. 하나, 둘, 셋... 열을 넘어섰다. 골목 양쪽 벽을 타고 그림자들이 스며들 듯 늘어났다. 달빛 아래 그들의 검이 은빛으로 번뜩였다. 흑의자객단. 서하진 어디에도 이런 규모의 살수 집단이 있다는 소문은 없었다. 이런 자들이, 왜 여기에. 조태술이 도현을 내려놓고 앞을 막아섰다. 등이 넓었다. 그 넓은 등이 유난히 작아 보였다. "도련님은 뛰십시오. 저는 여기서 시간을 벌겠습니다." "안 됩니다, 그러면 아저씨가—" "뛰라 하지 않았습니까!" 조태술의 외침이 골목을 갈랐다. 목소리에 실린 것은 명령이 아니라 애원이었다. 캉. 첫 칼이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조태술의 검이 하나를 막아냈지만, 곧 두 번째, 세 번째 칼날이 그를 덮쳤다. 챙, 챙, 카앙. 쇳소리가 연달아 터졌다. 조태술의 팔이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푸욱. 짧은 신음이 뒤에서 들렸다. 옆구리에서 검붉은 것이 번지고 있었다. 도현은 뛰지 않았다. 발이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다리에 힘을 주라던 말이, 뛰라던 말이,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몸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조태술이 어깨를 붙잡힌 채 무너지고 있었다. 무릎이 꺾였다. 검을 쥔 손이 바닥을 짚었다. "안 됩니다..." 도현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겨우 그 말뿐이었다. 그 순간, 도현의 몸속 어딘가에서 낯선 감각이 꿈틀거렸다. 손끝이 저려왔다. 심장이 다른 리듬으로 뛰기 시작했다. 마치 몸이 스스로 무언가를 기억해내려는 듯했다. 뼈마디 하나하나가 저 혼자 뒤틀리며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도현 자신도 알지 못했다. 검은 그림자 하나가 도현을 향해 몸을 날렸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피할 새도 없었다. 시야 전체가 검은빛으로 뒤덮였다. 그 순간, 어디선가 흰 그림자가 끼어들었다. 달빛보다 더 하얀 옷자락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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