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졸업 무대 공고 아래, 지우의 이름이 적힌 신청서를 발견한 순간부터 하윤의 머릿속은 온통 그 한 줄로 가득 찼다. 게시판 유리에 붙은 종이는 코팅도 되지 않은 채였고, 압정 네 개가 귀퉁이를 눌러 고정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헐거워 바람이 지날 때마다 종이 한쪽이 파르르 떨렸다. 담당 항목에는 아무 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저 이름과 학년, 반, 그리고 서명뿐이었는데, 그 여백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하윤은 손끝으로 유리를 짚었다. 차가웠다. 지우의 필체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각진 자음, 끝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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