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시장 골목의 끝자락,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는 지점에 이르자 낡은 나무 문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이랍시고 걸려 있는 나무판은 색이 다 벗겨져서 원래 무슨 글자가 쓰여 있었는지조차 짐작하기 어려웠는데, 그 초라한 몰골이 오히려 신뢰감을 준다는 게 이 바닥의 아이러니였다. 장사가 잘되는 가게는 꾸미는 데 돈을 쓰지 않는다. 반대로 텅 빈 가게일수록 간판만 번쩍인다. 나는 그 낡음의 정도를 보며 이광수라는 인물이 최소한 사기꾼은 아니겠다는 확신 비슷한 것을 얻었다.
문을 밀고 들어서자 삐걱, 하는 소리가 났다. 오래된 나무 바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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