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병기가 내딛은 첫걸음이 대리석 바닥을 뒤흔들 정도로 무거웠다. 발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진동이 뼛속까지 스며드는 느낌이었고, 나는 그 감각에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이 던전 심층의 방은 원래 백색 대리석으로 마감되어 있었는데, 병기의 발이 지날 때마다 바닥 표면에 실핏줄 같은 균열이 새겨졌고, 그 틈으로 붉은빛이 스며 나오는 것을 보며 나는 저것이 단순한 돌이 아니라 마력을 흡수하는 특수 재질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차렸다. '이런 건 미리 좀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여은설이 이미 내 앞을 가로막고 서서 검을 세로로 세운 자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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