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혼약 해제 절차가 마무리되고 나니, 놀랍게도 도경 자작가 안에는 오랜만에 평온한 공기가 감돌았다. 하녀들의 발걸음도 가벼워졌고, 식사 시간에 감도는 침묵도 예전처럼 팽팽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서재에서 위약금 관련 문서를 정리하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낯설던지 나는 '아버지가 저렇게 즐거워하는 걸 본 게 언제였지' 싶어 새삼 웃음이 났다. 심지어 그 콧노래가 음정도 제대로 안 맞는 걸 보고 나니, 이 사람도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어머니는 다과회 초대장을 정리하며 나에게 물었다.
"이제 좀 숨통이 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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